생활고에 반찬 훔친 80대 참전용사에 도움 손길 이어져

 

2023.06.25 17:22

 한국일보 19면

부산보훈청, 가능한 지원책 검토

게티이미지뱅크

80대 6·25전쟁 참전용사가 생활고로 마트에서 반찬을 훔치다가 붙잡혔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를 돕겠다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.

25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이 같은 참전용사 A씨를 후원하고 싶다는 연락이 20여 건 접수됐다. 경찰은 후원 의사를 밝힌 이들의 명단을 부산보훈청에 전달했다. 언론사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연락이 잇따르고 있다.

부산보훈청은 관할 행정복지센터와 함께 A씨의 집을 방문하고 주거지원을 비롯한 복지 서비스 등 가능한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. 또 경찰로부터 받은 후원 희망자 명단과 관련해서는 어떤 형태의 후원을 희망하는지를 먼저 파악해 적절히 조치할 계획이다.

생활고를 겪고 있던 A씨는 지난 4월부터 5월 초까지 한 달간 주거지 주변인 부산 금정구의 한 소형 마트에서 7차례에 걸쳐 젓갈, 참기름 등 8만3,000원어치의 반찬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.

경찰은 사건이 경미한 데다 A씨가 참전용사인데다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해 A씨를 즉결심판 청구할 방침이다. 즉결심판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경미한 범죄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는 약식재판으로 전과가 남지 않는다.

권경훈 기자 werther@hankookilbo.com